스타크래프트와 PC방은 10년이 지나도 통한다

10년이 훨씬 넘는 PC방역사에서 PC방 업주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게임은 당연히 스타크래프트다. 그들이 사용하는 일반적인 용어 가운데 스타크래프트에서 쓰이는 용어들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PC방 경쟁 심화시기에 기본적으로 등장하는 용어는 '옵저버'다.(*옵저버는 스타크래프트에서 프로토스 종족의 유닛으로 주로 적 진영 정찰이나 은신해서 오는 적 유닛을 보는 능력을 지녔다) 옵저버라는 말은 새로 생긴 PC방을 정탐하기 위해 주벼 PC방에서 보내는 사람을 일컫는 말로 역으로 신규 PC방에서 기존 PC방에 보내기도 한다.
옵저버의 분별은 PC방 경험이 오래된 업주나 신규 업주도 해당 PC방을 방문한 손님의 행태로 통해 판별되며 가장 많이 쓰이는 용도는 가격 동향 분석이나 인테리어, 색다른 서비스 등을 정찰하게 된다.
예전에는 많이 등장했지만 요즘은 뜸한 용어가 '멀티'라는 용어다. 스타크래프트 게임에서도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멀티플레이처럼 PC방을 다수 운영하는 형대를 이야기 하며 나름대로 PC방 운영의 노하우를 터득한 PC방 고수 업주들이 진행하는 비즈니스 스타일이다. 대략 4개 이상의 PC방을 운영하며 한달 평균 매출액이 8000만원에서 1억5천만원 정도로 멀티를 위주로 PC방을 운영하는 고수 업주들의 특징은 자신을 남에게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신이 필요한 정보가 있을때만 잠시 자신의 흔적을 남기기에 이들을 만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기존 PC방 업주가 추가로 하나 정도의 PC방을 오픈하는 것이 멀티의 기본이지만 이것을 지속적으로 이뤄지게 하고 유지 하는 것은 PC방을 하나 오픈해서 성공하는 것 보다 수십배 어려운 일이기에 PC방 업주들에게도 멀티의 달인인 PC방 업주는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PC방 업주들이 손님들을 대상으로 일컫는 용어는 위트가 넘친다. 재털이에 침 등을 많이 뱉는 이들에게는 그와 비슷한 이미지를 가진 저그 종족의 '히드라'라는 명칭을 주로 이용한다. 또한 방과후 떼거지로 이동하는 초등학생(일명 초딩으로 통칭됨)들에게는 스타크래프트 저그종족의 주 특기인 '저글링 러쉬'를 빗대어 저글링이란 표현을 이용한다. 특히 여름이나 겨울방학에 등장하는 초등학생들의 PC방 러쉬에 대해 '그분이 오신다'는 말로 대신하기도 한다. 가장 빠른 시간 몰아치는 이들의 PC방 이용이 PC방 운영에 큰 도움이 되진 않지만 PC방의 단기 비즈니스 보다 장기 비즈니스로 운영하는 PC방 업주들의 입장에서는 미래를 위한 씨앗이기에 이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도 소홀히 하지 않는 PC방업주들도 많다.
이 이외에도 PC방 업주들이 주로 언급하는 스타크래프트 용어들이 적지 않다. 그것들은 그 당시 상황과 연계해 스타크래프트에 등장하는 유닛 이나 상황들을 포함하기 때문에 PC방 업주들에게 미소를 머물게 하는 작용을 한다.
국내에 수많은 PC패키지 게임과 온라인게임이 서비스 되었음에도 스타크래프트의 용어가 주로 PC방 업주들의 커뮤니케이션용으로 쓰이고 있다는 점은 분명 아쉬운 점이라고 PC방관계자들은 말한다. 그러나 PC방에 지금도 많은 수익을 일으키며 PC방과금(PC방 용어상 '빨대')이 없는 몇 안되는 게임이 스타크래프트이기에 당연한 결과라고 이야기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