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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에서 가장 '핫'한 배우를 꼽자면, 단연 황정민(46)이다. 지난해 '국제시장'(감독 윤제균)에 이어 '베테랑'(감독 류승완)으로 '쌍천만' 배우가 됐다.

이번에는 '검사외전'으로 관객들을 찾는다. 지난해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로 티켓 파워를 증명한 강동원(35)과 호흡을 맞췄다. 개봉 전부터 압도적인 예매율을 기록하면서 설 연휴 최대 승자로 꼽히고 있다.

살인누명을 쓰고 수감된 검사(황정민)가 감옥에서 만난 전과 9범 꽃미남 사기꾼(강동원)의 혐의를 벗겨 밖으로 내보낸 후 그를 움직여 누명을 벗으려고 한다는 내용의 범죄오락물이다. '비스티 보이즈'(2008), '군도: 민란의 시대'(2014) 등 윤종빈(37) 감독의 영화에서 조감독으로 경력을 쌓은 이일형(36) 감독의 데뷔작이다.

황정민은 유능한 검사에서 살인누명을 쓰고 하루아침에 죄수로 전락한 '변재욱', 강동원은 사기꾼 '한치원' 역을 맡았다. 그는 "검사가 감옥에 들어간다는 설정때문에 고민이 있었다"며 "5년이라는 시간동안 '변재욱'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생각했다. 원래는 두 사람이 키득키득대는 장면이 많았는데, 촬영 들어가기 전에 감독과 이야기하면서 그런 부분은 조금 삭제하고 다시 정리했다"고 밝혔다.

"치원만 가벼우면 된다고 생각했다. 오락영화이기는 하지만, 나까지 그러면 영화가 너무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오락영화인 것을 떠나서 변재욱만 봤을 때 검사라는 이유만으로 폭력이 잘못됐다는 것을 모르고 살았다. 감옥에서 뭘 잘못했는지 생각하는, 나름대로의 시간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다면 이 인물이 가벼워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극중 배역과 닮은 점은.

"성격이 다혈질이고 급한 편인 게 닮았다."

-실제 성격과 닮은 역할을 하면 좀 나은지.

"어떤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것은 늘 불편하다. 다혈질이라고 해서 나랑 똑같다고 치부할 수는 없다. 그 다혈질 안에서도 뭔가 디테일한 부분들이 있는 것이다. 그런 것들을 만들어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베테랑'과 영화 톤이 비슷한 것 같다는 평이 있던데.

"'베테랑'이 잘 됐는데, 좋은 것 아니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서도철은 서도철로서 매력이 있는 거고, 변재욱은 변재욱으로서의 매력이 있는거다. 사람들마다 각자 비슷한 성향이나 성격을 갖고 있지만, 잘 들여다 보면 그 사람만 갖고 있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물론 톤은 비슷할 수도 있겠지만, 그 캐릭터만이 가진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역할을 해도 열심히 하고, 자신이 있다고 스스로에게 말한다. 분명히 인물이 다르니까 항상 또 다른 인물의 느낌이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 악역을 맡았다고 해서 다음에 또 악역을 못 맡을 수는 없다. 이미 공부를 많이 했기 때문에 겁내지 않는다. 예를 들어서 '신세계'가 끝나고 '남자가 사랑할 때'를 찍었는데, 똑같은 건달이고 양아치였다. 사람들은 '신세계에 나왔던 사람이 남자가 사랑할 때에 나왔다'고 생각하는데, 인물들을 따지고 보면 분명히 틀린 지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에서 죄수복 입고 찍는 게 힘들진 않았나.

"계속 입고 있어도 좋았을 것 같았다. 굉장히 편했다. 하하. 고무줄이라서 잠옷으로 입어도 좋을, 편한 옷이었다. 물론 진짜 죄수복이었으면 편하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에는 '죄수복이 이런 식으로 가도 될까'라는 의아함도 있었다. 소재 자체가 실제 죄수복과 다르다."

-극중 감옥의 느낌은 어땠는지.

"공간 자체도 관객들이 외국 영화에서 많이 봐온 부분을 차용한 것 같다. 만약 실제 감옥이었으면 그렇게 움직이고, 이렇게 영화가 나올 수가 없다. '영화는 영화'라고 해서 넘어가는 부분도 있었다. 어떻게 보면 종이 한 장 차이인데, 실제를 다루는 게 아니라 오락 영화로서 하나의 세트일 뿐이다. 그러니 충분히 인정하고 넘어갔다. 만약 불편하다고 생각했으면 이 영화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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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편안하게 아주 쉽게 읽을 수 있는 대본이라고 해서 봤는데, 정말 쉽게 읽히는 대본이었다. 그래서 시작이 됐다. 물론 영화라는 게 큰 의미를 부여해서 하는 작업도 있지만, 재밌게 볼 수 있는 팝콘 영화도 있다. 관객들에게 다양한 면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히말라야'를 끝내고나서 '검사외전' 대본이 더 크게 눈에 들어온 것 같다. 서점에서 책을 살 때 그날 그날의 기분에 따라 다른 책을 고르듯이, 아마 그런 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다."

-전작 '히말라야'가 약 770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이번 영화의 흥행을 어떻게 예상하는지.

"지금 분위기는 굉장히 좋은데, 흥행할지는 솔직히 알 수 없다. 그걸 알면 배우를 안 한다. (웃음) 사람들마다 다 다르다. 참 웃긴 게 '관객들이 이거 하면 참 좋아할 것이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반응이 안 좋을 때도 있다. 또 좋아해주는 사람도 있는 거고, 알 수 없는 거다.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히말라야 때는 사고 없이 끝내야 된다는 생각이 컸다. 대장이라는 직책 하에 그 안에서 움직여야 하고, 수행해야 하는 데서 책임감이 컸다. 촬영 당시에는 흥행 여부를 알 수가 없다. 되면 좋은 거고 안되면 어쩔수 없는 거라 부담감은 없는데, 접해보지 못했던 현장 상황들이 있기 때문에 무사히 잘 끝나기를 바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작품을 통해서 스스로 힐링하는 것 같다. 일로 받은 스트레스는 일로 풀어야 된다. 작품이 끝나고 나면 금방 잘 잊어버린다. 아쉬운 점은 없다. 내 능력이 거기밖에 안되는 거니까. '변재욱 역할을 황정민이 했는데 후져'라고 관객들이 말하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내 나름대로는 한다고 했는데, 후지면 후진거다. 그냥 받아들이고, 다음 영화에서 안 후지게 하면 된다."

-강동원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쨌든 내가 지난해 많은 영화에 나왔으니 관객들은 '내가 영화에 또 나오나보다'할 것이다. 동원이는 '검은사제들' 다음에 하는 거니까 시너지가 있지 않나 싶다. 조합이 의외였다. 우선 내가 먼저 캐스팅됐다. 강동원이 연기한 '치원'이라는 인물은 톡톡 튀는 역할인데, 캐릭터적으로 보면 진짜 좋은 역할이다. 누가 할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잘하는 친구가 했으면 좋겠다고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동원이가 한다고 했을 때 감사의 박수를 쳤다."

-서로 호흡이 잘 맞았다고 생각되는 장면이 있나.

"'우리는 호흡이 잘 맞아' 이런 건 아닌 것 같다. 딱히 잘 맞았다고 생각되는 장면은 없다. 계란 먹는 신이 첫 촬영이었다. 각자 캐릭터의 느낌으로 앉아있는 투샷을 보고 '이렇게만 잘 가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법정 신이 인상 깊었다.

"법률 용어가 열심히 듣지 않으면 지나가기 쉬운 어려운 단어들이다. 일반 대사처럼 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한 편의 연극을 찍는 듯한 느낌으로 가고 싶다고 감독에게 이야기했다. 그래서 한 15분되는 정도 분량을 처음부터 끝까지 연극처럼 했다. 대사들을 들어보면 약간 곱씹을 수 있는 면이 있다."

-시나리오에 없는 장면이 많이 추가됐다고 들었다.

"예를 들어서 영수증을 주고, 또 버리는 신은 현장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만들어졌다. 주위 사람들이 모르게 하는 게 애드리브라고 착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애드리브를 하더라도 감독과 배우들에게 항상 이야기를 하고, '이런 것을 할테니 어떠냐'고 확인하고 통과되면 그것을 애드리브처럼 한다. 다 약속이 돼있는 상황에서만 한다."

-현장에서 책임감을 많이 느낄 것 같다.

"어떻게 나이가 먹다보니 리더를 하게 됐다. 그래서 힘들어한다. 내가 선배니까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누구보다도 더 많이 뛰어다녀야 후배들이 보고 배울 수 있다."

-소속사 후배들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고 들었다.

"가족이랑 다름없이 잘 챙기려고 노력한다. 수많은 회사들이 많은데도 여기 온 것 자체가 인연이다. 얼마나 큰 인연인데, 내가 내칠 필요가 없다. 있는 동안이라도 이 친구들이 잘 되기를 바라고, 우리 회사를 떠나서 다른 데를 가더라도 '저 회사 참 좋았어'라는 마음이 들게 하려면 내가 잘해야 한다."

-최근 출연한 KBS 2TV '해피투게더3'에서 평균 수면시간이 4시간이라고 했다.

"일하는 게 좋고, 재밌다. 나중에 일이 없을때는 잠이야 매일 잘텐데, 잠자는 시간이 아까울 때가 좀 있다. 1시간만 좀 덜 자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잠 안 잘 때는 일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작품이 있거나 없거나 그런 부분에 대해서 배우로서의 고민이 있다. 하루에 평균적으로 약 4시간을 잔다. 일찍 자고 새벽 4시 정도에 일어나곤 한다. 오롯이 혼자만 있는 시간을 즐긴다. 가족들과 같이 살면 혼자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 그래서 일부러 일찍 일어난다. 멍 때리면서 있는 시간이 나에겐 굉장히 행복한 시간이다. 차 마시면서 혼자 2~3시간을 보내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여기서 얻은 에너지로 하루를 버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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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지.

"'황정민이 나온 영화가 재밌어'라는 말을 들으면 축복받은 거다. 감사한 일이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 나는 '배우'라는 직업을 갖고 있다. 후대에 소개할 때 '우리 때 이런 배우가 있었는데, 이 사람 나오는 영화 재밌었어'라고 소개시켜줄 수 있는 사람이면 얼마나 훌륭한 배우냐. 더이상 바라는 것이 없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