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하기로 한 이유는 딱 하나다. 이 영화는 무조건 1000만 영화다.”(배우 조성하)

1000만 영화 ‘국제시장’(2014)의 윤제균(46) 감독이 제작하고 ‘국제시장’ ‘베테랑’(2014) 두 편으로 2000만 배우가 된 황정민(45)이 주연했다. 메가폰은 800만 명을 모은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의 이석훈(43) 감독이 잡았다.

조성하(49)의 호언장담처럼 감동적인 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히말라야’는 1000만 관객을 기대해 봄직한 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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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서울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히말라야'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황정민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히말라야’가 12월 중순 개봉을 앞두고 9일 서울 압구정CGV에서 제작보고회를 열었다. 이 감독을 비롯해 라미란, 황정민, 정우, 김인권, 조성하, 김원해, 이해영 그리고 전배수가 산악인 차림으로 참석했다.

이 감독은 “작년 이맘때쯤 촬영을 시작했는데 곧 관객들에게 선보이게 돼 감개무량하다”며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히말라야 등반 도중 생을 마감한 동료의 시신을 찾기 위해 기록도, 명예도, 보상도 없는 목숨 건 여정을 떠나는 엄홍길 대장과 휴먼원정대의 도전을 담았다. 황정민이 엄홍길 대장 역을 맡았고, 정우(34)가 원정대의 막내이자 산에 묻힌 박무택을 연기했다.

조성하는 원정대의 후원을 책임지는 이동규, 김인권(37)은 원정대의 행동대장 박정복, 라미란(40)은 원정대의 홍일점 조명애, ‘해적’의 김원해(46)가 낭만파 김무영, ‘명량’의 이해영(45)이 비주얼 상남자 장철구, 그리고 연극배우 출신 전배수(45)가 분위기 메이커 전배수로 출연했다.

엄홍길을 연기한 황정민은 “그분 흉내도 낼 수 없고, 부담이 됐다”고 토로했다. “그 분이 산을 대하는 태도나 사람을 대하는 태도 등 정신을 스크린에 담고자 했다. 촬영 전에 실제로 만나서 술을 먹으면서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했으나 말을 아끼셨다. 대본을 읽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정작 산에 올라서야 어렴풋이 느꼈다. 팀의 대장이란 숙명을 체험하면서 조금씩 엄홍길 대장의 감정이 이런 건가 하고 알게 됐다.”

황정민은 “산보다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산이 주는 에너지보다 더 중요하고 큰 것은 사람이더라. 그런 점에서 내게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었고, 보람도 컸다”고 말했다.

홍일점이었으나 정작 홍일점 대접을 못 받았다는 라미란은 “산 이야기가 다인줄 알고 시나리오를 보다가 펑펑 울었다”며 “사람과 사랑이야기”라고 전했다. 김인권도 “촬영하면서 정말 눈물을 많이 흘렸다”며 “진짜 1분 1초가 고통스러울 정도로 힘들었다. 사람을 향해 올라갔다”는 말로 산이 배경이나 사람을 둘러싼 이야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우도 “공감도 됐고, 감동도 있었다”며 “시나리오 보면서 눈물 흘리기 쉽지 않은데 눈물이 났다”며 이야기의 힘을 언급했다.

촬영은 배우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녹록지 않았다. 네팔 히말라야의 3800m까지 올라가 촬영했으며, 기획 당시 예정에 없던 프랑스 몽블랑 로케이션을 감행, 크레바스와 아이스폴 등 위험천만한 장면을 담았다.

이 감독은 “네팔은 촬영 계획이 있었으나 몽블랑은 없었다”며 “실제 위험을 무릅쓰고 배우들이 갔다. 현지 가이드가 위험하다고 만류하는데도 촬영을 감행했다. 덕분에 자신감을 갖고 이 자리에 앉아있는 거 같다”고 털어놓았다. “너무 통제 가능한 환경에서 찍는 것은 너무나 큰 위선이라고 생각했다. 실제 원정대들처럼 8000m까지는 못가도,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해야 떳떳할 수 있다고 봤다.”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촬영지에 도착하기 위해 직접 등반도 해야했다. 촬영지까지 가는 데만 걸어서 4일이 걸렸다. 정우는 고산병에 시달렸다.

황정민은 “스태프들은 장비를 메고 이고 가야했고 배우들도 각자 살아남아야 했다”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안됐다”고 당시의 고생스런 상황을 떠올렸다.

라미란은 “태어나서 산을 처음 타봤다. 못할 줄 알았는데 다행히 하게 되더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촬영 후에는 산 근처에는 가지 않을 정도로 힘든 시간이었다. 그녀는 “다른 대원들 따라가느라 가랑이가 찢어지는 줄 알았다. 너무 원망스러웠다”고 진저리를 쳤다.

김원해는 “사실 라미란이 일등공신이었다”며 현장에서 얼마나 씩씩했는지 강조했다. “나는 라미란씨 골반만 보면서 갔다. 미란을 앞지를 수가 없었다. 미란이 저렇게 하는데, 도무지 엄살을 부릴 수가 없었다. 이를 악물고 올라갔다”고 밝혔다.

정우는 “히말라야 현장에 오면 내가 정말 작아지는 느낌”이라며 고산병에 시달린 것을 미안해했다. “정민 형은 태권브이 같았고, 미란 선배는 여배우인데 너무 잘했다. 나는 정말 첫날 정민 선배와 같이 갔고 그 뒤로는 매일 뒤쳐졌다. 두통 때문에 자지도, 먹지도 못했다. 정말 내 몸 하나 가누지 못해서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다.”

정우는 극중 막내인데 실제 출연진 중에서도 막내다. “정신력이나 체력적인 면에서도 막내였다”며 “막내로서 애교를 피웠어야 했는데 내 몸 하나 가누기 힘들어서 너무 죄송했다”고 거듭 사과했다. “정민 형이 너무 꿋꿋해서 안 힘들 줄 알았다. 그러다 촬영 끝나기 1~2주 전에 혼자 있는 모습을 봤는데 힘들어보였다. 그래서 더 미안했다”고 덧붙였다.

전배수는 “두통이 심해서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았다”며 “제작진이 고산병에 좋은 유일한 약이 비아그라라 해서 챙겨왔는데, 그냥 극복했다”는 비화를 밝히기도 했다.

함께 고생한 덕에 특별한 유대감이 쌓였다. 특히 대원들을 연기한 배우들끼리 학교 선후배 혹은 같은 극단에서 활동하거나 함께 영화를 찍은 관계여서 더욱 그랬다.

조성하는 “작품적으로뿐만 아니라 관계적으로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며 “오랫동안 같이 작품을 하고 싶었던 동생들과 함께 해서 너무 행복했다”며 울 듯 감격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 감독은 영화에 의리나 우정, 휴머니즘을 담고 싶었던 듯하다. 그는 제작기 영상을 통해 “실화를 접하고 의리나 우정, 인간에 대한 존경심이라든지 그런 게 굉장히 크다고 느꼈다”고 언급했다.

배우들도 “산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황정민), “뜨거운 열정과 우정이 뭉쳐진 영화”(김인권), “가슴 뭉클한 영화”(이해영), “원없이 울었다. 관객들도 그럴 가슴 따뜻한 영화”(김원해), “하늘이 만들어준 영화”(전배수)라고 말했다. 전배수는 “네팔 다녀온 지 한 달 뒤 지진이 일어났다”면서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하늘이 만들어준 영화라고 부연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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