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자 1명, 게이 2명 등 3명의 드래그퀸(여장 쇼걸)이 버스 '프리실라'를 타고 호주의 오지로 공연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호주 영화가 '프리실라'(1994)다. 

개봉 당시 무게감 있는 영국 영화배우 테렌스 스탬프(75)가 트랜스젠더 '버나뎃' 역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의 '스미스 요원'으로 유명한 휴고 위빙(54), 영화 '메멘토'의 가이 피어스(47)가 게이로 나온다. 제47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서 관객상을 받았다. 

영화를 뮤지컬로 옮기고자 했을 때 배우를 물색하는 것보다 더 큰 난제는 버스 '프리실라'였다. 사막을 달리는 버스를 무대 위에서 재현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래디슨 블루 워터프런트 호텔에서 만난 뮤지컬 '프리실라'의 오리지널 프로듀서 게리 매퀸(58) 역시 버스를 무대 위에 올리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0뮤지컬 프리실라.jpg

뮤지컬은 2006년 매퀸의 조국인 호주에서 초연한 뒤 세계 양대 공연시장인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와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 이탈리아를 거쳐 스톡홀름에서도 8개월 간 공연 중이다. 

"2004년 세 명이 아이디어를 내면서 '프리실라'를 구상하게 됐다. 한 명은 나, 다른 한 명은 영화감독, 또 다른 한 명은 작가다. '프리실라'로 이야기를 시작한 건 아니었다. 어떤 영화나 연극을 뮤지컬로 만들면 좋을까하는 얘기가 출발이었다."

술을 많이 마신 영화감독이 '프리실라'를 뮤지컬로 만들면 어떻겠느냐고 했다.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최악의 아이디어라고 했다. 하하하. 버스가 사막을 가로지르는 장면이 무대 위에서는 정말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이다. 영화에는 사막 등 광활한 호주의 대자연도 나오는데, 무대에서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경제적으로나 여러 가지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가 아니었다."

하지만 매퀸 프로듀서는 2년 뒤 아이디어가 실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이야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뮤지컬이 될 것 같다는 기대가 들었다. 그런데 이후 2년이 더 걸렸다. 판권을 가지고 있는 영화사인 MGM의 허락을 받아내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부분은 MGM이 자신들이 영화의 판권을 가지고 있는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영화제작사는 호주회사였는데 그곳이 다른 회사에 팔렸고, 이 회사를 MGM이 사놓고도 판권 소유 여부를 몰랐다. MGM의 창고에서 서류를 찾아 진행하는데 2년가량이 걸렸다."

그래도 끝까지 "버스를 어떻게 하면 사용하지 않을 수 있을까가 최고 고민이었다"며 웃었다. 결국 버스를 사용하기로 하고, 호주의 디자이너 브라이언 톰슨을 발탁했다. 톰슨은 웨스트엔드의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세트디자인을 맡으면서 무대 일을 시작했다. 뮤지컬 '록키 호러 쇼'에 오리지널 디자이너로 참여한 톰슨은 '왕과 나'로 토니상을 따내며 주목 받았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폐막식 세트를 디자인했고, 2005년 호주 훈장(AM)을 수훈했다.

톰슨 덕분에 길이 10m, 무게 8.5t짜리 은빛 버스 '프리실라'가 쇼에 등장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360도로 회전 하면서 수 천 개의 LED 조명이 다양한 색깔을 내는 세계에 단 2대뿐인 세트다. "사실은 긴 시간 동안 버스를 피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결국 뮤지컬 '프리실라'는 버스 없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지금까지 내 경력에서 가장 뛰어난 디바를 꼽으라면, 서슴치 않고 버스를 선택하겠다." 

매퀸의 두 번째 좋은 선택은 의상디자이너 리지 가드너, 팀 샤펠과 협업한 일이다. '프리실라' 원작 영화에서도 의상디자인에 참여한 이들에게 뮤지컬은 '프리실라'가 처음이었다. 하지만 미국 토니상, 영국 로런스 올리비에상을 받으며 실력을 입증했다. 뮤지컬 '프리실라'에는 500여벌의 의상과 60개의 가발, 200여개의 머리장식이 등장한다. 의상 체인징은 무려 261번이다. 

"이들은 당시 한번도 무대용 의상디자인을 해본 적이 없었다.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지만 극장에 적합하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 이들과 작업하면서 처음에는 2만 달러를 예상했는데, 결국에는 150만 호주달러가 들어가는 거대한 변화가 이뤄졌다. 비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작품을 전달하는데 효과적이고 상징적인 소통의 방식을 의상으로 이뤄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한국에서도 상을 받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호주 뮤지컬로는 세계에서 가장 흥행에 성공한 작품인 '프리실라'는 지금까지 11개 프로덕션에서 만들어졌다. 7월 이 공연을 라이선스로 선보이는 한국은 12번째 프로덕션이다. 올해 말 2개가 더 만들어져 총 14개 프로덕션이 세계에서 운영된다. 지금까지 세계에서 450만명 이상이 관람했다. 

호주 개막 당시 프로덕션 제작비로 650만 호주달러(약 62억원)가 들었다. 그 중 버스 제작비가 120만 호주달러(11억5000만원), 의상 제작비가 150만 호주달러(14억3000만원)다. 이후 런던에서는 450만 파운드(78억원), 브로드웨이에서는 1700만 달러(173억원)이 소요됐다. 매퀸은 "이후 공연될 때마다 진화되고 있어 제작비는 계속 상승 중"이라고 말했다. 

'프리실라' 한국 공연제작사인 설앤컴퍼니의 설도윤(55) 대표 프로듀서는 "브로드웨이에서는 제작비가 적게는 한 500만 달러(50억원), 보통 들어가면 1000만 달러(102억원)"라면서 "1700만 달러면 어마어마한 제작비"라고 짚었다. "버스와 의상비만 해도 우리나라 웬만한 작품의 제작비다. 매퀸이 말한 1700만 달러는 오픈 전까지 들어간 제작비다. 러닝 코스트는 별도이니, 개막 이후까지 따지면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들어간 셈이다."

매퀸은 그러나 '프리실라'의 성공비결은 버스도, 의상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버스나 의상은 비싼 프레임이었지만 중요한 것은 스토리"라는 것이다. 

시드니의 클럽쇼에 출연 중인 '틱'이 별거 중인 아내에게서 '앨리스 스프링스'의 리조트쇼 출연을 제의받으면서 극은 시작된다. 슬럼프에 빠져 있던 그에게 레퍼토리 구상과 새로운 멤버 모집보다도 더 두려운 건 아직 자신의 존재를 모르는 8세 아들 벤과의 만남이다. 

결국, 틱은 왕년의 스타 '버나뎃', 톱스타이지만 좌충우돌 트러블 메이커인 '아담'과 함께 '프리실라' 버스를 타고 아들을 만나기 위해 2876㎞의 여행을 떠난다. 이 여정을 통해 서로 다름에 대한 이해, 가족, 삶에 대한 태도 등이 유쾌하면서도 따뜻하게 그려진다. 매퀸은 "따뜻한 이야기와 감동이 성공한 근본적인 이유"라고 봤다. 

무엇보다 가족이 매우 중요하다. "이상한 관점이기는 하지만, 이 작품은 어디까지나 가족의 이야기고 그것이 힘이다. 단절된 관계가 다시 한번 연결되는 이야기다. 틱은 아내하고도 만나지 않았고, 아들하고는 더 그랬다. 그런 관계가 다시 변하는 이야기다. 정치적인 문제도 아니고, 게이를 지지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문제도 아니다. 그저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보수적인 사람들도 이 작품에 감동을 느끼는 이유는 결국은 성적인 주제 때문이 아니라 아버지가 아들을 만나서 감정을 공유하게 되는 장면 때문이다. 편견을 넘어서는 그런 부분이 성공을 가져다준 것 같다."

영화에서는 관객들에게 비밀처럼 유지되는 틱의 아들의 존재가 뮤지컬에는 시작하자마자 부각된다. 매퀸은 "뮤지컬을 만들면서 (아들이 중요한) 얘기라고 생각해서 앞부분에 밝힌 것이다. 그래서 5분만에 아들의 존재가 드러난다"면서 "틱이 왜 목숨을 걸고 사막을 횡단하는 결심을 하는지 관객들이 알고 있어야 하는데 영화에서는 그 부분이 정확히 전달이 안 됐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인생의 실수에 대한 보상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런 부분이 뮤지컬 줄거리의 힘이고, 근간이 된다. 자아 찾기, 즉 자기를 발견하는 여정의 의미도 있다. 극 속에서 여행은 단순한 의미의 여행이 아니다. 자기 내면으로 여행이다. 이런 부분이 줄거리가 돼 연결이 됐다."

'프리실라'는 영화가 원작인 무비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팝스타 마돈나(56)와 신디 로퍼(61), 티나 터너(75)의 히트곡으로 구성된 주크박스 뮤지컬이기도 하다. 

마돈나의 '머티리얼 걸(Material Girl)'을 비롯해 미국 듀오 '웨더 걸스'의 '이츠 레이닝 맨(It's Raining Man)', 미국의 블루스 기타리스트 비비 킹(79)의 '아이 윌 서바이브(I'll Survive)', 미국 가수 겸 영화배우 도나 서머(1948~2012)의 '핫 스터프(Hot Stuff)' 등 친숙한 넘버가 귓가에 감돈다.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와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 등에서 대중의 공감을 얻은 넘버들이 객석을 들썩이게 한다. 영화에서 자주 언급되고 주요 소재로 사용되는 스웨덴의 세계적인 팝그룹 '아바'의 노래는 저작권 등의 문제로 뮤지컬에서는 제외됐다. 영화에서는 버나뎃이 아바를 싫어하는 것이 추동력이 되기도 하는데 뮤지컬에서는 언급이 되지 않는다. 

매퀸은 영화와 뮤지컬의 가장 큰 차이점을 음악에서 찾았다. "뮤지컬에서 사용하는 노래들은 굉장히 특별한 노래들이다. 예외 없이 언젠가 한번쯤 들어봤을 굉장히 유명한 노래들이기 때문이다. 노래를 듣는 순간 관객들은 자신들이 이 노래를 들었던 과거을 연결할 수밖에 없다."

드래크퀸은 한국과 정서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다. 설도윤 대표는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게 많다"면서 "예술로 승화시키는 한 부분으로 봐야 한다. 지난달 호주에서 '록키호러쇼'를 보러 갔는데 관객들이 은색팬티를 입고 파란가발 쓰고 극장에 왔더라. 여자관객들은 가터벨트도 하고 왔다. 천박하고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는데 너무 자연스러운 정서이고 즐기는 문화더라"고 반박했다.

이런 문화를 한번쯤 알려줄 수 있는 기회로 '프리실라'를 지목하기도 했다. "따라서 너무 성적으로 몰고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감동적인 요소도 있지만,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음악적으로 즐길 수 있는 버라이어티한 쇼다."

영국에서 처음 '프리실라'를 지켜본 뮤지컬평론가 원종원 교수(45·순천향대 신문방송학)는 "꼬마가 아빠(틱)를 이해해주는 장면에서 눈물이 났다. '프리실라'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들을 담고 있지만 그것 때문에 흥행한 것은 아니다"면서 "내용에 열광한 사람들은 이성애자다. 보편성 때문이다. 가족이야기, 즉 아빠가 아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사랑 찾기, 자아 찾기 등에서 감동을 얻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만 13세 이상 관람가 등급에서 보듯 가족이 볼 수 있는 얘기라는 지적이다. 

매퀸은 뮤지컬을 영화와 어떻게 다르게 만들 것인가에 대해 크게 고민했다. "영화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개념이라면 무대는 이야기에 사람들을 끌어들여서 공감을 하게 하고 공유를 하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야 더 큰 반응을 얻어낼 수 있다."

'프리실라' 첫 한국 라이선스 공연은 7월8일부터 9월28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볼 수 있다. 22일 오후 2시 1차 티켓을 오픈한다. 러닝타임 2시간30분(인터미션 포함), 설앤컴퍼니·CJ E&M 공연사업부문·설앤컴퍼니·눌라보 프로덕션·MGM 온 스테이지. 5만~13만원. 클립서비스. 1577-3363 
pico@thegamenews.com










최신무료야동 최신무료애니 무료실시간BJ방송 무료성인야동 https://123b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