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딱 하나에요. 진심을 전하려고 하는 거죠. 제 이미지는 강하고 표독스러우면서 또 날카롭지만, 제가 전해야 할 것들을 전하려고 하는 모습들이 저를 살아있게 하는 거 같아요."

'맨발의 디바', 20년 넘게 노래해 온 가수 이은미(48)가 '생존'을 말했다. 가창력에 있어서는 큰 이견이 없는 보컬리스트에게도 비좁은 가요계 탓일까, 아니면 벼린 말로 왜곡된 가요계를 찌르던 이은미도 지친 걸까.

"앨범이 음원화되기 시작하면서 어떻게 대비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이 많았어요. 하지만 세상의 물결을 막을 수는 없죠. 다만, 그런 아쉬움은 있어요. 대중음악계가 다양성을 갖추기 전에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흥행에만 몰두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어버린 거죠. 시도조차 못 하고 꺾여버린 좋은 뮤지션이 많아요. 금전의 논리이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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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이은미가 집중한 것은 '진정성'이다. "음악이 소장되지 못하고 소비되는 형태로 바뀌는 건 음악가들에게 불행이죠. 그래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위안받는 그런 진정성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저는 소비하는 형태로의 음악은 배우지 못했어요. 제가 배운대로 만드는 겁니다."

이은미가 2012년 미니앨범 '세상에서 가장 짧은 드라마' 이후 2년 만에 새 미니앨범을 냈다. '살아있는 한 희망은 있다'는 뜻을 담은 라틴어 '스페로 스페레(Spero Spere)'가 앨범 제목이다. 

"하소연할 때 가만히 듣고 있다가 '괜찮아 잘 될 거야'라고 말해주는 친구가 고마울 때가 있어요. 지금의 현실이 그런 거 같아요. 저 역시도 그렇고요. 음악 하는 사람, 인간으로서 누군가 '괜찮다'고 말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있어요.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말이죠."

위로의 목소리, 따뜻한 느낌의 사운드 전달을 위해 고민했다. 밴드와 함께 스튜디오 부스에 들어가 녹음하는 아날로그 방식을 택한 이유다. 짧게는 몇 번, 많게는 35회의 시도 끝에 녹음된 5곡이 앨범에 가지런히 담겼다. 

"저도 디지털 방식으로 녹음해왔지만, 디지털 사운드는 너무 말끔해서 듣는 사람이 황폐해지는 거 같아요. 듣는 분들에게 곡의 서걱거림, 공간감을 느끼게 하려고 좌충우돌했죠. 그렇게 앨범을 만들다 보니 오디오 마니아들이 보는 잡지에 추천음반으로 뽑히기도 했어요. 고생하는 시도들을 알아주는 분들이 있어서 놀라기도 했죠." 

앨범 퀄리티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음원 공개 전 오프라인에 음반 형태로 먼저 공개했다. 앨범 발매 전 수록곡을 선공개해 여론을 환기한 다음 전체 음원을 공개하는, 이후 오프라인 앨범을 발매하는 최근의 가요계의 흐름을 비껴간 선택이다. 

"저는 어떤 음반을 사기 위해 레코드 가게를 찾아가고 그 음반을 샀을 때 행여 흠이 날까 봐 소중하게 듣던 사람인데, 지금은 그 소중함이 사라졌다는 게 아쉬워요. 옛날 사람인가 봐요. 저는 실물이 주어지는 게 더 좋더라고요."

5월부터 '소중한' 새 앨범을 들고 전국 곳곳에서 공연한다. 수록곡은 잔잔하거나 절절한 곡들이지만, 무대를 종횡하는 화끈한 매너의 공연은 그대로일 것이라고 말했다. "예전에는 크게, 규모 있는 무대를 가져보는 게 꿈이었어요. 하지만 몇 해 전부터 생각이 바뀌었어요. 이제는 무대라는 게 얼마나 소중한 건지 알 것 같아요. 이 무대가 마지막인 걸 모르고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에 두려워요. 후회 없는 무대를 만들 생각입니다."

'살아있는 한 희망은 있다'는 앨범 제목이 역설하는 절망의 시대, 이은미는 여전히 지치지 않았다. '스페로 스페레'를 말하는 이은미에게서 엿볼 수 있는 음악을 대하는 묵직한 자세가 이를 증명한다. 그녀는 "잘할 수 있는 표현들을 꾸준히 하는" 것으로 꾸준히 희망을 말해왔다. 

"아직도 여러분이 들을 만한 가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게 녹슬지 않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어떤 평가를 받든 간에 저는 진화하고 있는 사람, 구르고 있는 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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