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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함과 화려한 퍼포먼스는 걸그룹의 주무기다. 그룹 '미쓰에이(miss A)'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것은 그러나 조금 다르다. 바닥에 누워 발장구를 치는 댄스가 인상적인 데뷔곡인 '배드 걸 굿 걸' 때부터다. 무대 전체와 온몸을 사용하는 이들의 섹시 퍼포먼스는 야함보다는 행위 자체에서 공력을 뿜었다. 

미쓰에이 막내 수지(19·배수지) 역시 "섹시함이 목적이라기보다는 퍼포먼스 그 자체에 주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미쓰에이가 1년1개월 만인 6일 발표한 새 앨범인 정규 2집 '허시(Hush)'는 이러한 노선의 연장선상이다. 어쿠스틱을 기반으로 갈수록 다양한 전개가 역동적인 동명 타이틀곡은 제목이 연상시키는 달콤함 그대로다. 하지만, 마냥 달달하지만은 않다. 미쓰에이의 솔직하면서도 공격적인 특성은 여전하다. 

다만, 강도는 조절됐다. 리드 보컬 민(22·이민영)은 "예전에는 당당하고 파워풀한 모습을 주로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절제되고 여성스러워졌다"고 소개했다. 

페이(26) 역시 "3년 전에 춤을 출 때 표정이 어리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그 때는 마치 고등학생 같은 느낌이었죠. 지금은 사회에 나온 여인의 느낌이 나오는 것 같아요"라며 수줍어했다. 

지아(24)도 "예전처럼 어린 여자들이 일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진짜 회사원들이 성숙하게 일을 하고 있는 느낌"이라면서 "감정 표현이 다르더라고요. 네 명 다 성장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흡족해했다.

직렬로 무대를 넓게 쓰던 기존의 안무와 달리 멤버들이 서로의 간격을 좁히고 촘촘하게 짜인 동작들도 이러한 느낌을 내는데 한몫한다. 특히 철봉을 잡는 포인트 안무는 동적이면서도 정적인 구성을 띤다. 

"서로 얽히고 설키고 만지고 붙는 안무가 많아서 섹시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그런데 의상 등 외적인 것에 신경을 쓰기보다 퍼포먼스 자체에 집중했어요. 기존에는 흩날리고, 관절이 끊어지는 듯한 동작이 많았던 반면 이번에는 흐느적거리는 것이 많죠. 그런 부분이 절제됐죠."(수지)

이번이 여섯 번째 앨범인 미쓰에이는 처음으로 소속사 AQ엔터테인먼트(JYP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를 이끄는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41)의 곡이 아닌 다른 작곡가의 곡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다. '허시'는 한류그룹 '소녀시대'의 '지', 가수 이효리(34)의 '유 고 걸'을 만든 작곡팀 '이트라이브'가 작사·작곡했다. 

부러 다른 분위기를 내기 위해 박진영의 곡을 사용하지 않았느냐는 의문에 수지는 "노래가 좋아서 타이틀곡으로 정한 거예요. 회사 내에서 모니터링도 좋았고, PD님(박진영)도 이 곡을 좋아하셨어요. 타이틀곡 후보 중에 PD님 곡도 있었어요"라고 설명했다. "연습할 때, 녹음할 때 기존 곡과 창법도 다르게 해야 하니 색다르더라고요. 그래도 미쓰에이와 잘 어울려서 다행이에요."

앨범에는 이밖에 일렉트로닉 듀오 '카세트 슈왈제네거'의 프로듀싱 유닛 '타이거 골드'가 작사·작곡한 일렉트로 R&B '놀러와', 1960~70년대 유행한 흑인 음악인 모타운 사운드를 바탕으로 한 '(마마) 아임 굿' 등의 신곡과 '터치' '남자 없이 못살아' 등 기존 미니앨범 타이틀곡 등 총 13곡이 실렸다. 

앨범을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키워드 역시 속삭이는 느낌의 '허시'다. 민은 "다양한 장르의 곡이 많지만, 많은 곡이 속삭임을 노래한다"면서 "몽환적인 '놀러와'는 '허시'와 잘 어울려서 인트로 격으로 삽입됐다"고 소개했다. 수지는 "타이틀곡 말고 수록곡들에는 멤버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는데 이번에는 몽환적인 분위기가 대부분이지, 밝고 경쾌한 노래가 없더라고요. 저희의 취향이 적극 반영된 느낌이에요"라고 알렸다. 

데뷔곡 '배드 걸 굿 걸'은 신인상은 물론 여러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게 만든 노래다. 3년이 지났건만 여전히 미쓰에이 멤버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다. 

"처음에는 너무 좋았는데, 진짜로 부담이 돼죠, 신곡을 발표할 때마다 '배드 걸 굿 걸'을 '못 넘네' '실망이다'라는 소리를 듣거든요. 그럴 때마다 정말 속상하기도 하죠. 저희도 계속 비교를 해요. 그런데 저희의 몫인 것 같아요. 이것을 넘어야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고. '허시'는 주변 반응도 뜨겁고, 참 느낌이 좋아요. 호호호."(민)

페이가 케이블채널 올리브 '마스터 셰프 코리아 셀러브리티'에서 준우승, MBC TV '댄싱 위드 더 스타' 시즌3에서 우승하면서 인지도를 높였지만, 아직 미쓰에이는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톱스타 반열에 오른 수지의 그룹으로 인식돼온 것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같은 팀이지만, 부럽죠. 어떻게 하면 수지처럼 제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생각도 많이 하고요. 까르르. 그래도 각자의 영역에서 매력들을 찾아나가려고 해요."(민)

민이 춤 영상으로 화제가 되고 지아가 중국에서 한류그룹 '2PM'의 닉쿤(25)과 함께 현지 드라마 '1과 2분의1, 여름'(一又二分之一的夏天)을 촬영하는 등 그래도 각자의 영역에서 뿌리를 확고히 내리고 있다. 그만큼 멤버들은 무럭무럭 자라고, 성숙해지고 있다. 

수지는 그 사이 으레 톱스타라면 통과의례처럼 여기는 스캔들도 겪었다. 모델 성준(23)과 다정히 있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열애설에 휘말렸다. 수지는 "친해서 편하게 있었던 모습이 사진에 찍혔다"면서 열애설이 사실이 아님을 거듭 확인했다. 

오랜만에 뭉쳐서 앨범 활동을 다시 시작한만큼 멤버들의 바람은 하나다. 개별적으로 도드라지기보다 팀의 색깔이 보였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누가 민이고, 페이이고, 지아이고, 수지인지를 내세우기보다 미쓰에이 네 명이 무대에 오른 것 자체 만으로 멋있고 섹시해 보였으면 좋겠어요."(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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