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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의견을 내니까 윤종신 선배님이 놀라셨어요. 순수한 어린아이 이미지가 생생해서 그러셨나 봐요."


가수 박정현(38)과 매니지먼트사 미스틱89 대표 프로듀서 윤종신(45)이 16년 만에 다시 통성명을 했다. '함께 하고 싶은 음악가들과의 싱크로!' '장르의 퓨전' 등을 내걸고 작업을 시작한 새 앨범 '싱크로 퓨전(SYNCROFUSION)' 작업의 파트너로 다시 만난 날이다. 

"제 데뷔곡을 작곡하시고 보컬 디렉팅도 봐주셨었거든요. 그때는 진짜 아무것도 모르고 노래하는 신인이었는데 잘 지도해주는 선배셨죠. 그때는 정말 시키는대로 하는 상하 관계였는데 어느새 저도 16년 동안 곡 작업을 해오며 생긴 작업방식, 고집도 있다 보니 다시 만난 날 서로 놀랐죠."

박정현은 윤종신이 이끄는 프로듀싱팀 '팀89'와 함께 미니앨범을 만들었다. 혼자만의 작·편곡 방식을 공개하는 걸 "사우나에 처음 가는 기분"이라고 말할 정도로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그 낯섦에 이끌렸다. 

"윤종신 선배는 가장 오래 봬 온 선배예요. 그동안에도 윤종신 선배님에게 가사를 받고 곡을 받았죠. 녹음실 안에 들어가 함께 오래 작업하는 게 데뷔하고 나서 처음인 거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싱크로퓨전은 모험적인 시리즈죠. 모험이다 보니 친한 사람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개인적으로 의미가 깊었죠."

MBC TV '나는 가수다' 등을 통해 명불허전 디바임을 알린 박정현이 '모험'을 택하는 데는 8집 '패럴랙스(Parallax) 이후 다수의 곡과 공연에서 다른 뮤지션과 컬래버레이션 했던 경험이 영향을 끼쳤다. 단순 피처링이 아니라 제대로 된 '공동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정규 앨범을 내기에는 마음이 아직 멀더라고요. 그렇다고 음악을 안 하기에는 또 너무 오래 쉰 거 같았고요. 새로운 음악 작업 방법을 찾았죠. 근 수년간 제가 컬래버레이션 공연을 많이 했거든요. 공연도, 음악도요. 그러다가 '싱크로퓨전' 아이디어가 떠올랐죠. 제대로 된 공동작업을 해보자!" 

'팀89'뿐 아니라 그래미 올해의 앨범인 '다프트 펑크'의 '랜덤 액서스 메모리(Random Access Memory)'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알려진 기타리스트 폴 잭슨 주니어와 비욘세·필 콜린스·샤키라 등의 음반을 통해 다섯 차례 그래미를 수상한 믹싱 엔지니어 마우리시오 게레로 등이 참여해 퀄리티를 담보한다. 

"앨범을 만들수록 부담은 점점 느껴지죠. 하지만 부담감보다는 책임감이 더 커요. 제가 지금까지 해온 게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어느 정도 선의 저를 기대하고 있는지 알 수 있거든요. 그걸 의식하면서 음악을 만들었죠."

팬들의 기대에 호응하면서도 인위적이지 않은 음악을 만들었다. 하지만 '모험'에 가까운 시도와 십 수년을 이어온 경험이 만들어낸 '더블 키스(Double Kiss)' '드림 스피어(Dream Sphere)' '그 다음해' 등이 담길 예정이던 미니앨범 발매는 무기한 연기됐다. 전 국민이 함께하고 있는 세월호 침몰 참사 애도 분위기에 동참한다는 의미다. 

다만, 오래 신곡을 기다려온 팬들을 위해 오래 만난 연인이 영원한 만남을 약속하는 가사가 담긴 수록곡 '그 다음해'를 공개했다. 노래가 가진 힘, 위로의 역할을 믿기 때문이 아닐까. 

'이젠 일부가 아닌 하나 되고 싶어. 우리 결국 같이 살 수 있을까? 다음 그 다음까지.'('그 다음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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