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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실은' '제가요' '처음 하는 얘긴데…'.

지난해 5월3일 방송을 시작해 1주년을 맞은 JTBC '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톡투유)를 이끄는 구절이다. 

진행자로 이름을 올리고 프로그램 전면에 나서고 있지만 김제동(42)은 진행도, 개그도 하지 않는다. 그저 현장에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마이크를 넘기고 듣는게 전부다.

 "굳이 웃음을 주는 사람인 제가 끼어들지 않아도, 사람들의 이야기만으로 재미가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에요. 또 만약 재미있지 않아도 말을 중간에 끊지 않는다는 공감대가 확산이 되면 누구나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거든요. 저는 그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김제동은 "방송에서 이래도 될까"(김제동) 싶을 정도로 오래, 사람들의 말을 기다린다. 방송에서는 통상 3초 이상의 침묵을 방송사고라고 하지만 '톡투유'에서는 일상다반사다. 김제동은 15초, 20초까지 가만히 있기도 했다. 그 "침묵 이후에 나오는 말이 진짜라는 믿음" 때문이다.

 "제가 가만히 보고 있으면 처음에는 '왜요?' 하시다가도 결국 말씀을 하세요. 그 뒤에 나오는 이야기가 사실 진짜고, 조금 더 덧붙이면 그 침묵도 진짜 이야기라고 생각하거든요."

김제동의 침묵을 가만히 기다리는 건 제작진에게는 더 힘든 일이었다. 빠르게, 공백 없이 돌아가는 방송 환경에 익숙한 사람들이다.

이민수 담당PD는 "침묵을 편집하지 않는 편집이 제일 힘들었다"고 했다. "말이 없는 토크쇼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굉장히 짧은 시간이지만 그 길게 느껴지는 침묵을 덜어 내야하나. 근데 그 침묵이 모두가 같이 느낄 수 있는 순간이 된 것 같아요. 내버려두니까 프로그램이 좀 더 보이더라고요."

그렇게 54회까지 녹화를 했다. 주제도 거창하지 않다. '결혼' '편견' '선택' '분노' '친구' '노래' '시험' '2' '두근두근' '허세' '학교' '콤플렉스' 등 세상 모든 단어를 망라한다. 그래도 신기하게 얘기가 나온다.

 "궁극적으로는 못할 주제가 없다고 생각해요. 무궁무진하죠. 어떤 주제가 됐든 결국 다 자기 얘기를 하는 거고요."(이민수PD)

그래서 김제동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마음이 들었냐'고 묻는다. 된다, 안 된다 등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류의 답을 듣지 않기 위한 방법이다. 말하는 사람, 듣는 사람 모두의 감정을 말하게 한다.

김제동은 "잘 들어주니까, 저한테도 하소연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기도 한다"며 "결국 함께 다 잘 들어주고, 어떤 얘기를 해도 옳고 그름으로 판단되거나 비난받지 않겠다는 안전함을 느낀다"고 했다.

 '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는 1주년을 맞았지만 앞으로도 이대로 프로그램을 이어갈 계획이다.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진 힘을 고스란히 드러내주는 방송으로, 진행자나 제작진이 바뀔 수는 있어도 이것만은 변함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냥 하던 대로 하면 되지 않을까요."(이민수PD),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가면 더 이상 바랄 것도 없고 충분합니다. 딱 좋아요. 저는 그렇습니다."(김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