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언택트 시대 클라우드 서비스 부각
국내 클라우드 도입율 저조... 미디어·전자상거래·게임·공공기관 순
클라우드 환경에 적합한 기술적 검토 선행돼야

최근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코로나19로 촉발된 기업별 원격 근무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클라우드는 향후 수년 간 전세계 IT 분야의 핵심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IDC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기업이 클라우드에 투자한 금액은 2334억 달러에 이른다. 올해 전체 IT 투자액(4조 달러)에 비하면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지만 향후 클라우드에 대한 투자는 늘어날 전망이다. CISCO는 2025년까지 전세계 데이터 유통량의 95% 이상이 클라우드에서 처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 정부도 정책적 지원에 나섰다. 지난 6월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코로나19 이후 경제 활성화의 핵심 인프라로 클라우드를 꼽았다. 클라우드를 데이터 및 인공지능(AI)을 활용하기 위한 기반으로 봤기 때문이다.

소위 '한국판 뉴딜'로 불리는 데이터경제 활성화,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 클라우드가 거론됐는데, 여기서 클라우드는 AI 등 지능형 서비스를 활용하기 위한 필수 용도로 언급되고 있다.

비대면, 언택트 상황에 따른 기업의 원격서비스 도입도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킨 원인이다. 미국 화상회의 솔루션 줌(ZOOM)의 1일 이용자 수는 지난해 12월 1000명에서 올해 4월 3억 명으로 300배 이상 급증했다.

-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클라우드 컴퓨팅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의 정보자원을 직접 구축하지 않고 네트워크에 접속해 이용하는 기술을 뜻한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동일한 시스템 환경에서 원격 업무를 가능하게 한다. 사용자(기업)가 필요로 하는 만큼 자원을 할당해 제공하고 사용한 만큼 이용료를 과금하기 때문에 시스템 구축 등 초기비용이 없고 유지 관리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클라우드의 개념도 변화를 맞고 있다. 클라우드는 데이터 관리의 효율성 및 비용절감을 넘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결합된 클라우드 2.0으로 진화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제공 방식에 따라 IaaS, PaaS, SaaS 등으로 나뉜다.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는 IT 인프라(서버, 스토리지 등)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PaaS(Platform as a Service)는 SW 개발환경, 도구 등을 서비스로 제공하고 SaaS(Software as a Service)는 오피스, ERP 등 응용SW를 서비스로 제공한다.

여기에 AI, IoT, 빅데이터 등 관련 SW와 보안 및 인증, 그리고 서비스 중개(재판매) 사업자 등도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군에 포함된다.

클라우드 인프라(IaaS·PaaS)의 경우 글로벌 Top 3(아마존, MS, 구글)의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IBM, 알리바바 등이 추격하는 모양새다.

SaaS 분야의 강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다. MS는 클라우드 사업(애저, 오피스365 등)에 주력한 결과 지난해 전세계 시가총액 1위를 탈환하기도 했다.

- 한국 기업의 클라우드 도입율 13%... 미디어·전자상거래·게임·공공기관 순

국내 기업의 클라우드 도입율은 저조한 상황이다. 현재 미디어, 전자상거래 등 IT 활용도가 높은 분야에서 클라우드 도입이 활발하나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클라우드 도입률은 13% 수준으로 OECD 전체 평균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주요 산업별 클라우드 도입 현황을 살펴보면 미디어/방송(60%), 인터넷/전자상거래(50%), 게임(46.7%), 공공기관(43.9%) 순이다. IT 강국이라는 명성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반면 미국의 경우 CIA 등 정보기관들도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만큼 클라우드 전환을 마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클라우드 Only 행정명령'으로 정보 분야의 클라우드 전환을 의무화하기도 했다.

영국도 2016년부터 1.1조원을 클라우드에 투입해 현재 2만여 개의 클라우드 서비스 가운데 90%를 중소기업이 제공하고 있다.

일본은 내년까지 정부의 모든 시스템을 클라우드를 통해 운영할 계획이며 중국도 내년까지 클라우드 시장을 71조원 규모로 육성하는 클라우드컴퓨팅발전 3개년 계획(2017년~19년)을 세운 바 있다.

이 같은 세계적인 추세에도 불구 그간 한국 기업들이 클라우드 도입에 망설인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기존 IDC 기반 서비스를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일이 단순한 작업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국내 클라우드 솔루션 업체 관계자는 "기존 IDC 환경에 맞춰 개발한 서비스를 클라우드로 전환할 경우 대부분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 클라우드 전환에 따른 막대한 이전 비용 고려해야

대기업일수록 클라우드 전환에 어려움이 따른다. 기존 서비스를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또 다시 장기간의 개발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요되는 이전 비용도 만만찮다.

전통적인 IT 기업들이 클라우드 전환에 소극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는 추세이긴 하나 막대한 이전 비용을 감당하면서까지 클라우드를 도입해야 하는지는 의문이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업체들도 클라우드 전환에 쉽게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현재 넷마블은 10개 이상의 MS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만 자체 게임 서버들은 여전히 IDC 네트워크를 통해 운영 중이다.

넥슨도 자체 게임을 제외한 외부 퍼블리싱 게임들에 한해 MS 애저와 아마존(AWS) 클라우드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네오위즈는 지난 4월 게임서버를 비롯한 모든 IT 인프라를 클라우드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장기적으로 IDC보다 클라우드가 비용 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상용 DB의 오픈소스 전환에 따른 라이선스 비용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네오위즈가 선택한 클라우드는 AWS다. 네오위즈는 AWS를 택한 이유로 사용 편의성을 꼽았다.

하지만 네오위즈도 클라우드 올인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네오위즈 측은 전환 작업이 적어도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메가존 등 국내 AWS 파트너사와의 협력도 필요하다.

클라우드로의 전환은 분명 세계적인 추세다. 클라우드를 사용하면 트래픽 비용을 줄이고 CPU 및 메모리 단가도 낮출 수 있다. 전기 효율성도 높아진다.

다만 단순히 비용 절감만으로는 클라우드 전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게임업체 관계자는 "클라우드 전환시 비용 효율성은 클라우드 환경에 맞게 개발이 가능하다는 전제가 필요하다"라며 "기술적 검토와 함께 개발 기간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도입에 따르는 막대한 이전 비용도 고려 대상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올해 3월 기존 보드게임을 클라우드 서비스로 전환해 오픈했다"면서 "전환 과정에서 6개월 간 16명의 개발자가 여기에 투입됐다"고 말했다.

글/최진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