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최진승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6 콘텐츠산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2015년 국내 게임업체 수는 13844개로 전년대비 4.1% 감소했다. 게임업체는 2010년 20658개에서 해마다 감소해 5년 만에 32%가 줄었다.

게임업계는 허리 역할을 하는 중소 게임사들의 위치가 흔들리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고착되는 분위기다. 작년 기준 주요 상위 5개 기업의 매출이 전체 게임시장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양극화를 심화시켰다. 반면 중하위 업체들은 매출 부진에 시달리며 상위 업체들과 격차가 벌어졌다.

국내 게임시장의 성장률도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2016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시장의 성장률은 2015년 7.5%를 기록한 이래 2016년 5.6%, 2017년 2.9%, 2018년에는 2.1%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게임업계는 이 같은 위기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미 해외 시장을 겨냥해 글로벌 서비스에 나서고 있지만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둔 업체는 많지 않다. 그럼에도 국내 게임사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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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의 라마단 기간에 인도네시아에 서비스를 강행했던 '군주 루미너리'. 인도네시아는 인구 80%가 이슬람으로 알려졌다.


◆ 해외로 눈 돌린 국산 온라인게임들

먼저 국내 PC온라인게임들이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작년 초 엠게임의 '나이트 온라인'을 시작으로 펄어비스의 '검은 사막', IMC게임즈의 '트리오브세이비어' 등이 북미 유럽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면서 해외 서비스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이들은 과거 주력 시장인 중국/대만 외에도 북미/유럽/일본 등에서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며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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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는 네오위즈의 '블레스' 


올해에도 네오위즈의 '블레스'가 일본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으며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이카루스'가 북미/유럽 서비스를 예고하는 등 국산 PC온라인게임의 해외 진출 전망을 밝히고 있다.

이들은 오랜 기간 축적된 게임 콘텐츠를 기반으로 신규 버전의 게임을 속속 내놓으며 신작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전통적인 온라인게임에 대한 향수와 더불어 업그레이드 된 콘텐츠로 무장한 국내 온라인게임들이 해외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에는 과거 서비스됐던 PC온라인게임들이 해외에서 재론칭되면서 새로운 시장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특히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라그나로크 온라인’, ‘씰 온라인’ 등 국산 PC온라인게임들이 재오픈하는 등 서비스에 활기를 띠고 있다.

올해 초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필리핀 서비스를 비롯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지역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작년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태국에서 재론칭해 동시접속자수 10만 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플레이위드가 지난 달 태국에서 서비스를 재개한 ‘씰 온라인’은 동시접속자수 2만 명에 육박하는 등 초창기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밸로프가 국내 서비스 중인 ‘군주 스페셜’도 지난달 Pt Asta Ent Indonesia를 통해 인도네시아 서비스를 시작했다. 밸로프는 올해 초부터 ‘아틀란티카 온라인’의 미국, 일본 서비스 이관을 진행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국산 PC온라인게임이 재조명 받는데 대해 그간 모바일게임으로 무게중심이 쏠린 탓에 부족해진 PC온라인게임이 상대적으로 희소성을 갖게 된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국과 달리 동남아 지역은 PC 시장이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리그오브레전드'(LOL) 등 전략게임 외에 PC온라인게임의 절대수가 감소한 상태에서 국산 온라인게임의 재론칭이 현지에서 새롭게 관심을 끌고 있다”며 “국내 게임시장의 무게중심이 모바일게임으로 이동한 데 비해 동남아 지역에서 PC온라인게임 시장은 여전히 성장세에 있다”고 설명했다.
국산 온라인게임에 대한 해외 유저들의 향수도 한 몫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PC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이용자층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항에서 기존 온라인게임의 재론칭을 통해 잔존 유저들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남아 지역의 하드웨어 및 네트워크 인프라 향상도 PC온라인 시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과거 국산 온라인게임들이 높은 PC사양 등으로 해외 서비스가 불가능했던 반면 현재는 동남아 지역 서비스에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대도시 PC방에서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 ‘도타2’ 등의 온라인게임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는 수준”이라며 “앞으로 현지 온라인게임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온라인 FPS게임 ‘블랙샷’ 개발사인 버티고우게임즈도 해외 온라인게임 퍼블리싱에 가세했다.

'블랙샷'은 2007년 버티고우게임즈가 자체 개발한 밀리터리 FPS게임으로 싱가폴, 말레이시아에서 대표적인 FPS게임으로 자리매김 했다. 작년 6월 스팀서비스를 시작으로 북미 유럽 서비스도 재개했다. 버티고우게임즈는 작년 6월 유비펀의 온라인 MMORPG ‘데카론’을 글로벌 라인업으로 추가하기도 했다.

이번에 추가된 라인업은 FPS게임 '워록'과 RPG '라테일'이다. 버티고우게임즈는 OG플래닛으로부터 ‘라테일’을, 넥슨 유럽으로부터 ‘워록’을 서비스 이관 받아 6월 말과 7월 중순 각각 서비스할 예정이다. ‘라테일’과 ‘워록’은 북미 지사인 버티고우게임즈 아메리카를 통해 북미 유럽 서비스가 진행된다.

버티고우게임즈는 온라인 FPS게임 ‘블랙샷’의 글로벌 서비스 노하우를 살려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모바일게임 현주소는?

전통적인 먹거리인 온라인게임 시장에 비해 모바일게임 시장은 경쟁이 더 치열하다. 특히 국산 모바일게임의 글로벌 서비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상반기 국내 출시된 증강현실(AR)게임 ‘포켓몬고’가 국내 시장을 강타하자 게임업계는 글로벌 서비스 전략에 대한 필요성을 새삼 절감했다. RPG 중심의 국내 게임 장르에서 벗어나 글로벌 서비스에 적합한 게임 분석과 새로운 서비스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포켓몬고’는 작년 7월 나이언틱이 글로벌 출시한 증강현실(AR) 기반 모바일게임으로 전세계 6억 다운로드 이상을 기록한 히트작이다. 슈퍼셀의 '클래시 오브 클랜‘(COC)과 ’클래시 로얄‘에 이어 ’포켓몬고‘가 국내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적을 내자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업계의 고민은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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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 고른 좋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현재 국내 모바일게임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낸 타이틀은 손에 꼽을 정도다. 이 가운데 장기 흥행을 유지하고 있는 타이틀을 꼽으면 그 폭은 더 좁아진다.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외에 지역별로 고른 활약을 펼치고 있는 국산 모바일게임은 전무한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게임성을 갖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RPG 위주의 국산 모바일게임도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되는 전략게임 요소를 적극 차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형 RPG는 비용과 시간을 요구하는 ‘노가다’성 게임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며 “캐릭터 뽑기를 통한 RPG로는 글로벌 이용자들에게 어필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서머너즈 워’의 경우 기존 국내 RPG와 달리 캐릭터 간 상성에 따른 전략성을 높였다는 점이 흥행요소로 꼽힌다. ‘룬’이라는 6가지 속성에 따라 같은 캐릭터라도 능력치가 달라지고 예측 못할 전략이 가능하다는 점이 글로벌 이용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갔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에 적합한 서비스 전략을 찾아야 하는 것도 과제다. 이미 많은 게임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마켓별 피처드(추천게임) 선정 외에 이렇다 할 홍보나 마케팅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서비스라 하더라도 주요 시장에 대한 분석과 사전준비가 중요하다”며 “주요 지역을 거점으로 삼아 서비스 영향력을 점차 확대해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정 국가나 지역이 해당 게임의 주요 타깃이라고 판단되는 경우 현지 파트너와 함께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하지만 해외 네트워크를 갖추지 못한 중소 게임업체들의 경우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 게임을 출시하고도 이렇다 할 대응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효율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원빌드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해외 이용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게임성은 물론 서비스 지역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게임업체 간 서비스 경험을 공유하고 최선의 서비스 방안을 찾을 수 있는 네트워크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국산 게임 IP(지적재산권) 활용한 경쟁력 강화

국내 게임사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경쟁력으로 자체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개발 전략을 한 축으로 삼고 있다. 특히 과거 온라인게임으로 이름을 알린 유명 IP를 기반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곳은 엔씨소프트다. 엔씨소프트는 작년 12월 넷마블게임즈를 통해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시장을 석권한 데 이어 이달 21일 자체 서비스 예정인 ‘리니지M'으로 또 한 번 모바일게임 신화를 써내려갈 태세다.

’리니지M'은 이미 사전예약자 500만 명을 돌파하며 앞서 ‘리니지2 레볼루션’이 세운 340만 명 기록을 경신했다. 업계에서는 ‘리니지M'이 ‘리니지2 레볼루션’의 서비스 첫 달 매출 2060억 원 기록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넥슨도 올해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서비스에 본격 나선다. 넥슨은 1월 '엘소드 슬래시', '던전앤파이터: 혼'을 필두로 상반기에 '테일즈런너 리볼트', '진?삼국무쌍: 언리쉬드' 등 유명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들을 차례로 선보였다. 하반기에도 ‘다크어벤저3’, '레고 퀘스트앤콜렉트', 등 다수의 IP 기반 모바일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드래곤네스트2: 레전드'와 '메이플블리츠X' 등도 출시를 앞두고 있어 게임 IP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도 올해 IP 사업 확대와 전략적 투자를 기치로 내걸었다. 위메이드는 ‘미르의 전설’과 ‘이카루스’ 등 자사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했다. 본사는 신사업과 IP사업 등 사업조직 위주로 남기고 개발 조직을 분사시키는 구조로 변경했다. 사업과 서비스의 이원화를 통해 조직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을 취했다.

위메이드는 IP 사업 중심 구조로 조직을 개편한 데 이어 최근 '미르의 전설‘ IP 사업을 관리하는 조직을 별도로 떼어내 신설법인 ’전기아이피‘로 분사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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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M에 앞서 서비스되어 성과를 보였던 '라그나로크R' 


최근 ‘라그나로크R'로 국내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거둔 그라비티도 대표 IP인 ’라그나로크‘를 활용한 서비스 전략을 지속 전개하고 있다. 자회사인 네오싸이언이 개발 중인 모바일 RPG ‘라그나로크: 스피어 오브 오딘’도 대만 서비스에 이어 국내 서비스가 예정돼 있다.

대만에 서비스 중인 웹게임 ‘라그나로크: 전기’도 국내 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이 게임은 기존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모든 콘텐츠를 웹게임으로 담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엠게임도 '열혈강호' IP 기반의 모바일게임과 웹게임, VR게임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엠게임은 룽투코리아와 공동 개발한 ‘열혈강호 모바일’을 중국 시장에 선보인 데 이어 자체 개발 중인 모바일 MMORPG도 선보일 예정이다.

엠게임은 '열혈강호 모바일‘에 기존 ‘열혈강호 온라인’의 그래픽 리소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중국 서비스를 통해 로열티를 지급받는다.

이 외에도 '열혈강호' IP 기반의 신작 웹게임 ‘열혈강호 외전2’을 비롯해 가상현실(VR)게임 ‘열혈강호 VR’의 중국 및 국내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캐시카우를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