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라비티 고객지원팀 박미진 주임
고객상담, 그 이상의 뿌듯함
그라비티에 입사할 당시 난 라그나로크의 열혈 유저였다. 비슷해 보이지만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캐릭터들이 어찌나 귀엽고 사랑스러운지..다른 게임에 비해 여성 이용자가 많아 삼삼오오 모여서 수다를 떨기 좋았고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길드를 만들어 현실상의 모임을 갖기도 했다.
그러 던 어느 날, 라그나로크 홈페이지를 들락날락하며 공지사항까지도 열심히 체크하며 이용하던 중 고객사랑센터 직원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다. 당시 나에게 그라비티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가 자유로움, 참신함, 즐거움, 꿈꿀 수 있는 곳 이었다. 서비스라는 직종이 나에겐 적성에 잘 맞는다고 생각했고 그라비티에 입사할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망설임 없이 입사 신청하여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그렇게 그라비티의 직원이 되었다. 고객상담이라 해도 게임 회사니 게임에 대한 상담이 주 내용일 것이라 생각했으나 다양한 종류의 문의를 받게 되었다. 계정에 관한 기본적인 상담을 비롯해 게임에 관련된 내용, 비 매너, 이벤트에 관한 내용 등이 주로 문의를 해온다.
그 중에는 자신들의 의견을 들어주지 않음에 화를 내거나 욕을 하는 사람,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전화하는 사람, 미약한 나의 도움이 고맙다며 진심 어린 말을 건네는 사람 등 다양한 하다. 기업과 고객의 입장은 틀리고 그로 인한 의견차가 생길 수 밖에 없겠지만 기업의 최전방에서 고객과 기업 서로간의 의견차를 줄이고 불편 사항을 최소한으로 만드는 것이 내 업무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물론, 기업에 소속된 직원이기 때문에 고객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줄 수가 없음이 미안 할 때도 있다. 이렇듯 일을 하면서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지만 그 중 가장 잊지 못 했던 일이 있다. 지금도 힘들 때면 그때 그 아주머니가 생각하면 힘이 난다. 그 에피소드 하나를 공개한다.
입사한지 얼마 안돼 일도 낯설고 유저들의 항의와 욕설에 기운이 쭉 빠졌었던 때였다.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메일로 개인정보를 분실했다고 문의가 왔었다. 평상시처럼 전화를 걸어 안내를 해주고자 연락을 했었는데 어느 한 아주머니가 전화를 받았다. 아이가 보낸 것 같다며 얘기해주면 전달해주겠다고 하여 안내를 해드리고 끊으려고 하자 갑자기 눈물을 훔치며 말을 이었다. 사실은 아이가 말을 못하는 벙어리여서 대신 받았다고 어머님은 말했다.
말을 못해 주변에 친구도 없고 조용히 방에만 있었던 아들 이였는데 라그나로크 게임을 하면서 성격도 바뀌고 예전보다 많이 활발해졌다며 고맙다고 목소리가 떨리며 말을 했다. 게임에서 만난 친구들 만나러 밖에도 나가고 그 뒤로 친구도 사귀어 밝아진 아들의 모습을 보며 너무나 감사하다는 것이었다. 게임이 나쁜 줄만 알았는데 도움을 많이 봤다며 전화를 끊기 전까지 고맙다는 말을 아낌없이 수십 번을 반복하며 나에게 말을 했다.
그때 아주머니의 목소리에선 지금까지의 힘들게 아들을 키워왔던 여정과 고생 등이 묻어 나 있었다. 그리고 현재의 아들이 모습이 너무나 대견하고, 행복해하는 자랑스러운 아들의 모습을 함께 공유 하고 싶어했던 것 같다. 그 아주머니의 마음을 알기에 나 역시 그 말을 듣고 내 일같이 얼마나 기뻤는지 아주머니와 함께 눈물이 날뻔했다. 그리고 그 뿌듯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아마 그 당시 느꼈던 그 감동이 아직도 나를 버티게 했는지 모르겠다. 그 때의 일을 기억 하며 지금도 이 일에 자부심을 느끼며 일을 하고 있지만 상담원이라도 사람이다 보니 항상 좋은 말만 하고 웃으며 살 수는 없다.
마지막으로 우리 나라 모든 콜 센터에 전화를 하는 모든 고객들에게 한가지 작은 바램이 있다. 전화 상담을 하면 다짜고짜 반말 하거나 욕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이용하다 불편하거나 화가 나서 그런 건 이해를 하지만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어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또 아무리 화를 내도 전화를 끊기 전에 " 화내서 미안하다", "수고가 많다", "고맙다" 등의 한마디가 상담원한테 는 얼마나 큰 위로와 격려가 되는지 모를 것 이다. 서로 간의 기본적인 예의만 지켜진다면 더욱 만족한 상담이 될 거라 확신한다.
아무리 미운 고객이라도 고객이 웃으면 상담원으로서 행복하고, 아무리 미운 고객이라도 미안해하면 되려 내가 너무 속 좁은 것이 아닌가 하고 내 자신을 다시 되돌아 보게 된다. 오늘도 많은 고객들과 상담을 해야 한다. 서로 인상 쓰며 시작된 상담도 웃으며 끝날 수 있도록 고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이유를 한번씩 더 생각하며 상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