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모바일_김용석실장.JPG모바일 게임 시장은 생사(生死)를 넘나드는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일주일에 많게는 20여개의 신작 게임이 쏟아져 나온다. 이들 모두가 성공하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개발비도 못 건지고 잊혀져 가는 게임이 태반이다. 이런 현실 때문인지 대부분 경영자들뿐만 아니라 언론에서도 “창조적인 게임을 개발해야 된다”고 역설한다. 남들과 다른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게임을 개발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말은 참 쉽다. “창조적인 게임 나와라 뚝딱!” 해서 그런 게임이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기획자가 밤낮으로 고민해도 답이 안 나올 때가 많다. 인기 미국드라마 ‘닥터 하우스’를 보면, 하우스 박사는 원인을 모르는 난치병을 엉뚱한 곳에서 힌트를 얻어 해결하곤 한다. 가끔은 하우스 박사의 후배인 윌슨 박사가 무심코 던진 말에 힌트를 얻을 때도 있다. 필자 역시 창조적인 게임 개발에 고민하는 종사자들에게 힌트가 될 만한 사례를 들려주고 싶다.

일본 훗카이도에 위치한 아사히야마 동물원 이야기다. 일본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지난 1967년 화려하게 개원했지만 90년대에 들어서면서 관감객들이 급감, 폐원 위기에 몰렸다. 급기야 10명도 채 안 되는 직원, 적자로 인해 예산조차 제대로 배정받지 못한 시립동물원으로 전락했다. 시쳇말로 ‘답이 안 나오는 상황’에 빠진 것이다.

그러나 고쓰게 마사오 원장을 비롯한 직원들은 체념하지 않았다. 동물원의 본질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고 관람객의 입장에서 장점과 단점을 파악했다. 동물들이 가진 장점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어떤 환경이 필요한지 날마다 연구를 했다. 그리하여 ‘행동전시’라는 새로운 관람 컨셉이 탄생했다. ‘행동전시’는 펭귄이 나는 모습을 관람객에게 보여주자는 것. 이 동물원의 사육사들은 펭귄은 날지 못하는 새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먹이가 풍부한 물속으로 내려와, 오랜 진화를 통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관찰 결과, 펭귄은 하늘이 아니라 물속에서 날고 있던 셈이다. 사육사들은 남극의 바다에서처럼 펭귄들이 자유롭게 유영하는 모습을 관람객들에게 보여주자는 목표를 세웠다.  

원장은 끈질긴 설득으로 의회로부터 예산지원을 받아냈고 야외수족관에 돔식의 원형 통로가 있는 펭귄수족관을 완성했다. 펭귄들이 하늘 위를 나는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동물원을 다시 오픈하자 대성공을 거둔다. 26만명에 불과했던 연간 관람객수를 10배나 늘어났다. 일본에서 가장 크다는 우에노 동물원을 제치고 일본을 대표하는 기적의 동물원이 되었다. 이 같은 성공으로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창조경영의 대명사로 불리며 각종 경영상을 휩쓸었다.  

이 성공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정말 뒷통수를 맞은 것처럼 찌릿했다. 동물원이라는 아주 오래된 볼거리를 새롭게 해석하여 놀라울 정도의 성과를 올림 점이 놀라웠다. 사실 동물원은 전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클래식한 볼거리지 않았던가.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동물원이 갖고 있는 태생적 한계를 인정하고 이를 끈질긴 관찰과 연구, 과감한 실천력으로 극복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동물들을 따로 훈련을 시키지 않고 주어진 환경 안에서 해결했다. 

이는 모바일 게임 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모바일 게임 산업이 처한 제약을 뛰어넘고자 나왔던 네트워크 게임, 3D 게임 등은 그다지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오히려 기존 히트작의 장점을 계승하고 현실을 인정하며 깊은 고민 끝에 발전시킨 게임이 성공한 사례가 더욱 많았다. 현재 시장에서 천만 다운로드 돌파로 여부로 화제를 모은 게임들은 어느 한 순간 날벼락처럼 짠하고 나타난 게임이 아니다.  

흔히 창조적 게임이 어느 먼 별나라에서 나온 게임처럼 뜬금없이 나온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심지어 외계인의 계시를 받아 게임을 만들어야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창조는 우리 일상 속에서 나온다. 마침 이번 어린이날에 광진구에 위치한 어린이대공원이 36년만에 재탄생한다. 560, 552㎡에 이르는 어린이대공원 전체 부지에 지난 2년간 179억원을 투입해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단행했다. 한국판 아사히야마 동물원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창조적인 게임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까? 이들 질문에 대한 해답은 동물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넥슨모바일 김용석 홍보실장